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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피아노 콘서트 캔들라이트 방문
아무런 정보도 교양도 없는 내가 고급스러워 보인 피아노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까? 새로운 난제다.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취미를 시도하고 있지만 피아노 콘서트는 중학교 시절 학교 내 피아노 공연 공간에 피아니스트를 초대 하여 보던 것, 유튜브로 본 동영상이 전부다.
뮤지컬, 연극은 그래도 한국어니까 연기와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한 피아노 곡으로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클래식은 잠자기 전에나 들어 봤다.
그런 내게 있어 캔들라이트가 어떻게 다가왔는지 가감 없이 솔직한 후기를 써본다.
예약부터 방문 까지
캔들라이트는 Fever를 통해 티켓 예매할 수 있었다. Fever는 주변에 열리는 공연, 콘서트, 페스티벌 같은 행사와 맛집, 액티비티, 체험 등을 소개하는 앱 이다. 캔들라이트도 Fever 에서 알 수 있던 콘서트로 공연장에서도 어느정도 설명을 해주었는데 일반인도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디스커버리 업계 선두 플랫폼이라 한다.
저 용어 자체가 말 그대로 콘서트, 연극 등을 어렵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서 접근성과 대중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모양이며 서울에도 진출 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나는 위 링크를 통해 예약을 하게 되었는데 예약 시엔 Fever 앱을 통해 계정을 만들고 예약하게 되며 콘서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캔들라이트의 경우 입력했던 이메일로 QR 티켓이 보내져 해당 QR을 공연장에서 보여주거나 앱내 내 티겟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가 본 캔들라이트 장소은 JCC 아트센터 였다.
다양한 종류의 캔들라이트 공연
찾아보니 캔들라이트는 종류가 아주 많다. 인터넷 후기를 보면 1주 전만 해도 히사이시조 콘서트가 열렸는데 즉 지브리 스튜디오(이웃집 토토로 같은 유명 작품의 스튜디오)의 곡들을 연주 했던 것이다. 나의 경우 베토벤 콘서트 였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는 내게 있어 베토벤 보단 이쪽이 좀 더 즐길 거리가 많았을 듯 한데 기왕 피아노 콘서트 가보는 거 아예 각 잡은 클래식도 좋다 생각했다.
거기에 피아노 콘서트 말고도 캔들라이트 홀리데이, 재즈, 키즈… 정말 다양한 주제가 있다. 저 위의 리뷰도 잘 보면 ‘현악 4중주’ 리뷰다. 내가 본 공연은 베토벤 포핸즈로 포핸즈 공연이란 두 명이 나와서 곡 하나를 같이 연주해 손이 네 개라 붙은 것 같다.
JCC 아트센터 첫 방문
생각해 보면 혜화의 JCC 아트센터도 첫 방문 이였다. 대충 네이버 지도를 따라가도 밖에서 다른 건물과 비교되는 큰 건물이 하나 보이고 아 여기가 아트센터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장소를 가는 것은 기분이 좋다. 그 건물이 크고 이쁠수록 말이다.
실내 내부는 크게 특색이 없었다. 약간 기존에 가본 장소와 비교 하자면 박물관 입구 같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비오는 날에도 콘서트를 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모임으로 이루어진 줄이 보였다. 가족 끼리 온 듯한 분들, 혼자서 감상하기 위해 온 것 같은 분, 학생으로 보이는 분들 까지 다양했다. 그 중 커플은 별로 없어 보였다. 커플로 온 내가 뭔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
그리고 줄을 서고 있으면 직원 분들이 와서 티켓 확인을 해준다. 이건 그냥 정상 티켓 인지 확인하고 자신이 예약한 구역에 따라 자리를 선택하도록 줄을 끝까지 서야 된다.
위에는 안 적었지만 우리는 C 구역이라고 쉽게 말하자면 공연을 위에서 바라보는 2층으로 했다. 연극과 뮤지컬은 배우 얼굴도 보고 싶어 가까이 가고 싶지만 뭔가 피아노 공연은 소리가 중심이니까 2층도 괜찮을 꺼라 생각했다. 그래도 2층 중에 가장 맨 앞인 A열을 선택했다.
콘서트 보러 출발 😊
감탄이 나오던 공연장
가는 길부터 공연장에 입장 하면 화려하고 따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촛불 부대가 인상 깊다. 처음에 진짜 초 인줄 알고 불이 붙을 까봐 여기 앉아도 되나? 하고 다가가 보니 촛불과 같이 일렁 거리게 만든 소품 이더라. 근데 진짜 아이디어 좋게 잘 만들어서 촛불 속에 있는 것 같았다.
2층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피아노와 그 주변을 가득 채운 캔들. 괜히 분위기에 압도당해 잡담도 크게 하면 안될 듯한 느낌을 받아 소곤소곤 대화 하면서 시작을 기다렸다.
콘서트 시작, 콘서트 구성과 감상평
콘서트 장에 들어오면 오늘 공연에 대한 프로그램을 확인 할 수 있는 QR 코드 가 적힌 입간판을 통해 콘서트 구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콘서트를 시작하기 앞서 Fever 관련자 분이 나오셔서 Fever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을 해 준 다음 아티스트 분들을 소개 시켜주며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 구성 곡은 다음과 같았다.
- 루드비히 반 베토벤
-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Op.43 (R. Kleinmichel 편곡)
- 발트슈타인 백작의 주제에 의한 8개의 변주곡 C단조, WoO 67
- 아델레이데, Op. 46 (C. Czerny 편곡)
- 피아노 소나타 제 3번 C장조, Op.2 No.3 (L. Köhler 편곡)
- I. Allegro con brio
- II. Adagio
- III. Scherzo. Allegro
- IV. Allegro assai
솔직한 감상평은 노래는 마지막 앵콜 곡 말곤 전혀 모르겠더라… 만약 콘서트를 가게 된다면 노래를 미리 감상하고 어느 정도 즐길 줄 아는 상태로 가는 것이 솔직히 좋겠다.
그래도 곡 시작 전 해당 곡에 대한 소개를 해줘 그에 관한 상상과 곡의 느낌을 최대한 연결하니 나름 나만의 방법으로 곡을 즐겼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을 보며 예전에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드워프와 드워프를 만들던 신의 삽화가 있었는데 곡에 설명에 따라 이 삽화를 기반으로 곡이 이런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 되새기며 말이다.
근데 사실 내가 억지로 이어 들을라 하면 듣긴 하겠는데 그냥 곡만 들었다면 이게 무슨 느낌으로 만들었다를 안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 했을 것 같다. 나는 진짜 완전 음악적 교양이 없는 사람이니까 더욱.
그래서 그냥 음악에만 초점에 맞추면 베토벤의 곡은 되게 변주라 해야 되나, 약했다가 갑자기 강했다가 거나 밝았다가 갑자기 어두운 느낌으로 변환되는 느낌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노래는 모르지만 피아니스트 분들 실력이 어마어마 하단 건 느껴졌다. 중간 몇몇 곡은 마치 두 사람이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소리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쾌감이 있었다. 심지어 곡이 엄청 화려하고 빠른 구간도 많았는데 말이다. 피아노 만으로도 구성이 꽉찼단 느낌도 받았다.
교양이 없는 자들에겐 어려울 수 있는 콘서트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무모하게 피아노 콘서트도 모르면서 괜히 가는 것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가볍게 곡도 미리 들어보고 배경 지식도 어느 정도 가져가야 된다.
퇴근 후라서 솔직히 피아노 곡 듣다가 졸기도 했다… 공연자 분들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클래식이란 거의 공부할 때나 잠들기 전 심신의 안정을 위해 듣는 정도 였어서 그랬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라도 제발 제발 공부를 좀 하고 가서 즐길 수록 더 즐길 수 있다 장담한다.
그래도 이런 시도 너무 좋았다. 앞으로 세상엔 아직 내가 즐겨봐야 할 것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내가 많이 부족하단 것도 느꼈달까… 자아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이상 교양 없는 자의 첫 교양 피아노 콘서트 후기 였다.